2018년 9월 27일 목요일

(EP 4) 경근이 드디어 사고치다

유학준비와 별로 상관없는 에피소드입니다.
첫번 째 사고
지난 주 연구실의 모든 스텝들이 도쿄에 학회발표를 위해서 갔기때문에 저 혼자 연구실을 지켰습니다. 굉장히 심심했죠. 그래서 혼자 공부하면서 지인들의 소식을 알기 위해서 컴퓨터를 썼습니다. 우리방 조수님이 쓰시는 것인데 저보고 써도 괜찮다고 했거든요. 인터넷으로 신문도 보고 메일도 쓰고, 아래 항목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일본어 사용환경 컴에서도 한글로 읽고 쓰는 것이 가능하죠. 그런데 이 컴퓨터가 97년산이라서 그런지 좀 버벅거리더군요. 한글폰트깔고 인터넷을 오래 쓰는게 무리였는지 암튼.. 하드스캔도 자주하고.. 이상했습니다.
근데염.. 월욜 아침.. 긍까 사람들이 돌아와 첫 출근하는 날 아침에, 메일을 확인하려고 컴을 켰더니 좀 심하게 버버거리더군요. 글구.. 분명히 한글폰트를 깔았는데도 한글이 읽혀지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새로 깔았더니.. 갑자기 컴이 다운.. 재 가동을 시켰더니.. 안되는 거였슴다.. 하드가 다 날라갔더군요. .
세상에 아무리 오래 되었다지만.. 제가 컴초보도 아닌데.. 당황했슴다.. 어찌 할 수 없어서.. 10분간 도전하다가.. 포기하고.. 조용히 운명을 맞이할 준비를 했죠. 10시쯤 조수님이 오시더군요.. 조수님도 많이 당황하면서.. 근데.. .. 제가 일어실력이 아직 안되서리.. 설명을 할 재주가 없더군요.. 그래서 걍.. 한마디로..'스미마셍(죄송함다)'로 버텼습니다.. 왜 그런지 모르겠다.. 아무튼 미안하다.
 
암튼... 천만다행이도.. 조수님이 동경에 가기 전.. 백업(일본식으로 박깝)을 해놓으셔서.. 괜찮다고 하시더군요. ^^ 근데염.. 앞으로 그 컴이 제가 쓰는 컴이래염.. .. 그래서 제가 쓰고 싶은 컴 환경을 구성할 수 있게 되었슴다. 냐햐햐햐햐.. 컴 업그레이드 해서 주면 더 좋을텐데 쩝
 
두번 째 사고
첫번 째 사건이 무사히 끝나고.. 목요일에 일어 연수 코스 분반을 위한 시험을 쳤슴다. 저는 외국인 등록, 은행계좌 개설, 의료보험등록 등 모든 서류적인 일을 조수님이 친절히 도와주었슴다. 물론, 일어연수코스를 위한 시험 신청도요. .. 서류가 많아서.. 잘 모르니까 걍.. 조수님이 이름 쓰라면 쓰고. 돈 내라면 내고.. 1주동안 그렇게 살았슴다. 암 생각없이 시키는 데로 하니까 쉽더군요. 그리고 모든 서류는 서류철을 해서 저에게 주시더군요. 잊지 말고 가지고 다니면서 확인하라고.. 목요일 아침 10시까지 시험을 보기위해 유학생회관으로 갔습니다. 울나라 연대의 어학당 같은 곳이죠. 갔더니 시험 보는 게 두가지가 있더군요. 생각이 나서 파일을 꺼내들고. 시험이름을 확인하고 강의실을 갔슴다. 그래서 시험장에서 출석을 부르는데 제 이름이 없더군요. .
그래서 막 따졌습니다. .. 제가 할 수 있는 일어를 동원해서.. ^^ 그랬더니 미안하다고 하더군요. 출석부에 제 이름을 적어 넣는 것을 확인하고..
암튼.. 분반을 위한 시험이라서 그런지 그렇게 어렵지는 않더군요.
웬지 시험을 보고나니 놀아야 할 것 같아.. 실험실에 가서 연구실 석사과정애들과 일본인기그룹에 대한 얘기를 하다가 오니 조수님이 묻는 거 였습다. 시험봤냐고.. 당연히 봤다고 했더니.. 조수님이 시험장에서 너 시험안봤다고 전화왔다고 하는 거였슴다. ????????
전 한참을 갸우뚱하다가 주섬주섬 서류를 꺼내서 보았슴다. 조수님과 함께 보았더니.. .. 조수님이 저에게 두가지 언어코스에 대한 서류를 주셨던 겁니다. .
하나는 일반적인- 모든 외국인이 듣는- 코스였고(전학코스) 하나는 저같이 한국학생 중 대학원입학전의 연구생을 위한 코스였던 것임다. 제가 연구생코스를 봤어야 하는데 전학코스를 봤던 것이죠.. 제 서류철에는 전학코스 서류가 위에 있어서.. 시험장에서 이름을 확인했을 때는 전학코스가 분명하다고 생각했거든요. .. 저도 좀 당황했습니다만.. 조수님이 더욱 당황하더군요. 처음부터 시험을 안봐버렸으니.. .. 당황은 되는데 별로 제가 할 일이 없어서.. 이리 뛰고 저리 뛰고.. 전화하고 하는 조수님을 물끄러미 지켜보고 있었슴다. 꼭 남의 일 같더군요. 그래도 예의상 머라고 하면 대답도 하고.. 걱정스런 표정도 짓고.. 좀 힘들었슴다.. 역시.. 가식적으로 사는 것은 넘 힘듬다.. 아무튼.. 속으론 조수님이 '힘들겠다'정도의 생각을 하면서.. 시간이 흘렀죠.. 지도교수님한테 연락도 하고.. 공대교학과에 전화하고 유학생센타에 전화하고. 암튼.. 난리가 났더군요. 저는 두시간 정도 안타까운 표정을 열심히 지어주다가.. 외국인 등록증을 받으러 쿠약쇼(구청)으로 가기 위해 나왔답니다.. 갔다오니 모든 상황이 정리되어 있더군요. ^^
결론을 말하면.. 제가 봐야될 연구생 코스는 못듣는다는 것이었죠(이 때도 안타까운 표정) ^^. 대신 전학코스라는 제가 시험본 코스를 들으라는 것이었슴다. 근데.. 연구생코스 시험은.. 워낙 초급자를 위한 코스라서 잘하는 사람을 탈락시키는 것 같더군요(확실치 않음. 이후 확인해보겠음). 아마도 그 시험을 봤으면 전 어학코스를 못듣지 않았을까 합니다. 나름대로 중급정돈 되는데.. 냐햐햐햐햐햐
전학코스는 중급 1,2,3 초급 1,2,3,4로 세부되어 있기 때문에 오히려 전학코스를 시험본 덕분에 어학코스를 들을 수 있을 것 같슴다.. 게다가 각지-인도, 중국, 동남아시아, 유럽 등-에서 온 외국인들과 함께요.. 벌써부터 기대가 됩니다. 흐흐흐.. 외국인들과 영어, 일어로 몸짓 발짓 섞어가면서 놀면 얼마나 잼있을가.. 흐흐흐 음.. 이젠 세계속에 숨쉬는 경근이가 됩니다요. ^^ 참으로 .. 이번 주는 다사다난 했슴다..
부디.. 다음에 오시는 분들은.. 서류적인 것들을 꼼꼼히 확인하면서 하시기 바랍니다염..
기오쯔께떼..